오늘은 기둥이 무너져내렸다. 거친 소리와 함께 굳게 쥔 손은 핸들이 아닌 흔들리는 머리와 죄어 오는 위를 움켜잡았다. 그러다가 자신의 안위는 거른 채 누군가의 안녕을 기리기 위해 그는 떠났다. 그의 탓은 온전히 그에게로 돌아 갈터지만 최측근은 지겹다는 토로와 함께 한숨을 내셨다. 온전한 위로를 얻을 수 없는 사람에 대해서 고민하다 또 다시 제3자가 되어버린 날이었다. 약간은 버거워졌을 수도 있겠다.
남의 안위가 나의 정신이되는 나날들, 여전히 줏대 없는 정신을 가다듬으며 나에게 집중한다. 그래서 단편 4권을 연달아 읽었나 보다. 책 속 주인공들의 생각이 내가 되고, 나의 행동을 캐릭터에 투영시키는 일이 나의 독서일까? 그래서 기억에 남지 않나보다. 하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에 집중할 수 없나보다. 하고 깨닫는다.
망상과 편집 편집과 우울 그 사이에 놓인 검은 개 한마리에 대해 시를 쓰고싶다. 검은 개가 갖고 있는 것은 나만의 상황이고 나만의 감정일 터다. 언젠가 검은 개에 대해 수 백편의 시를 써 내릴 수 있는 날이 올까. 쓰고싶은 글은 많지만 여력이 없다. 캐릭터에 나를 투영시킬 용기가 없어 글을 쓸 때 자꾸만 멈춰서는 것이 그 이유다.
맥주 앞에서 종류를 고민하지 않은 날. 그저 한 번의 목넘김과 담배 한 개비면 충분할 것 같은 날. 이제는 약간 인정할 때가 온 것만 같다. 이제는 다시 약과의 조우가 필요할 때라는 사실이라는 것, 이지만 어쩌면 나는 이 문장을 끝내기 싫다 느끼는 것이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기 싫기때문일 수도 있으며 맥주를 한 모금 넘게 마시며 곧 있음 돌아올 사람들의 시간을 계산하고 언제쯤 담배 한 개비를 피우러 밖으로 나설 지 그러려면 맥주 마시는 속도를 어느 정도로 측정해야할 지 고민하는, 그러다가 점점 옛날 소설 속 아둔한 코끼리가 되어가고만 마는 회사 사훈을 죽을 사훈으로 읽으며 온 몸을 벅벅 긁어대는 최씨가 되고야 마는 명예를 향해서 자신을 버리고 마들렌이 되어버리고야 마는 그녀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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