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3/05/06/07/13/16

죽고싶다고 20번정도 읊조렸다. 이제는 죽을 용기따위도 없으면서.
멍하니 서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다가 울었다.
밥을 먹다가 머리카락에 국물이 묻어 울었다.
담배를 피디가 울었다.
무의식에 손목을 손톱으로 눌러대다가 멍이 생겨 울었다.
슬픔도, 분노도, 감동도 없는 눈물이다. 살아있음을 인지하는 순간 눈물이 터져나오는 거지. 비탄스럽고, 버거울 따름이다. 살아 있다는 사실이 이토록 어이없을 수가 있나. 나에 대해 아는 사람이 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번호를 바꾸고, 이름을 바꾸고, 집을 옮기고, 얼굴을 바꾸고, 주민번호를 바꾸고, 국적을 바꾸고,,,그리고 마지막에는 생존여부가 바뀌는 건가. 그러니까, 내가 사망처리되는 거지. 하지만 존재만은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이 사라지지 않아 눈물을 흘린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냥 내던져지는 거다.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는 무법지에서. 숨막히는 불안감과, 두려움에 떨다 사망처리 될 나도 그 중 하나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것만 같다.

난 아름답지 않고, 추악하다.
더럽기만한,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악취의 근원. 누가 나를 죽여줬으면.
사랑을 받고자 사랑을 주려 했건만,
악취는 후천성이다. 악취주위엔 파리뿐이어서, 받는 사랑은 파리들의 배설물 뿐이다.
부모는 나를 위해 노력했지만, 어쩌겠나.
나는 악취가 나기 위해 1997년 7월 3일에 엎질러진거다.
똥파리만 그득한 곳에서, 그들의 사랑을 받기위해. 나는 단언컨데, 그들의 사랑을 바란 적 없다.
제발나좀내버려두세요그일이아니더라도충분히머리가복잡하다고요

아무도 날 살려주지 않아.
누구에게도 손을 뻗지 않으니까 그렇겠지.
단번에 나를 파악하고 걱정해주는 사람조차 없어.
그 누구도 만나지않고 내색하지 않으니까. 말로만 힘들다하고, 감정적으로 힘들다 한 적 없으니까.
그게 내 신호인데 왜 아무도 못알아주는걸까.
한 편으로는 죽여주길 바라니까.
내 편이 없어서 외롭고 남이 부러웠던 적은 숱해도, 두려운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렵다. 길거리가, 혼자라는 사실이.

그 누가 나를 사랑하겠어.

지긋지긋하다. 사라지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부탁인가. 항상 사라지고자 했는데 알고보니 나는. 누군가가 사라졌음 하고 바란 순간도 분명 존재했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존재만으로도 나를 갉아먹는 개새끼. 제발 사라졌으면. 인간혐오는 자신으로부터 비롯되어 왔는데. 알고보니 인간혐오는 인간에서 비롯되는 거였다. 자신도 결국은 인간이니까. 그래 어쨌든. 제발 사라졌으면 좋겠다. 이제는 한계다. 그 개새끼가 사라지거나. 내가 사라지거나.

행복해질 자격이 충분했으면 좋겠다. 내일은 할머니를 보러갈거다. 자주 찾아뵙지 못한 나는 행복해질 자격이 없는걸까. 그래도 할머니는 함 속에서 우리의 행복을 기도하고 계실테다. 할머니는, 지금 행복할 테다. 나도, 행복해야한다. 살아갈 이유가 아직은 많다고 되뇌어야만 한다. 잃는 것이 두려워서라도 살아남아야한다. 나는 아직 버텨낼 이유가 있다. 그렇게 믿어야만... 버텨낼 힘이 없어도 또 다시 아등바등, 잊어보려 노력한다. 잊어야만 벗어날 수 있다. 이렇게 다시, 트라우마 적립이다. 언제쯤 뒤를 돌아보지않고 걸어나갈 수 있을까.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남자만 보면 숨이 막힌다.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가 없다. 그 누구도 나의 안위는 걱정하지 않으니까. 가족뿐이다. 가족만이 평안이다. 가족은 종교, 가림막, 버팀목, 장애물이라고 말해왔지만. 결국은 '버팀목'이기에. 이렇게 가족을 찾게될 줄은 몰랐는데. 영악하다. 더러운년. 자꾸만 속으로 되뇌인다. 더러운건 너야. 죽기 전까지 너는 깨끗한 인간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평생 연기하는 거다. 나는 깨끗하다. 깨끗하다.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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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글인데 읽으면서 응원하는 중.
버텨라 버텨.
되뇌이다보면 믿음이되고
믿음은 망각이된다.
그렇게 잊혀지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