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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º*º 쓰다 º*º*º/˚나의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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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26 마지막 말을 적어야 한다면 나를 기억해줬던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종종 궁금해하고 이따금씩 떠올리며 나를 존재하게 해주었던 그 모든 이들에게 미워하고 증오했다고 전해주세요. 당신들의 무관심에 나는 단순히 사무치고 말았다고 그저 담담히 전해주세요. 나의 편이라고 선뜻 말해주었으나 나의 편이되어주지 않았던 그 모든 것들을 미워하고 증오하고 사랑했습니다. 그랬던 것처럼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달라고 그렇게 전해주세요. 이따금씩 궁금해하고 자주 잊어가면서 그렇게 떠올려주세요. 단순했던 사람입니다. 물어오면 곧게 답하고 나를 기억하고 궁금해하면 온전히 사랑했던 언제나 어린 날에 머문 사람입니다. 저무는 해를 보며 오늘도 살아남았구나 감동받으면서도 밤이 두려워 물기 가득한 마음을 ..
변명25 연결성에 대하여 점철된 시간들을 사랑하겠노라 다짐했다. 사랑의 시선으로 점철된 핀을 뽑아 조정하는 순간을 바라고 또 바라야겠지. 널브러진 핀들에는 규칙성이 없어 값은 쌓이기 어렵다. 쉬움과 어려움, 깊음과 얕음. 대비되는 언어 사이의 불규칙성처럼 말이다. 정의를 위해 존재하는 단어는 단어로서 존재할 수 있을까. 단어는 감정들의 부산물이겠지. 이해받기 위해 택한 수단. 우리는 정말로 대화를 하고 있는 걸까. 어쩌면 개와의 눈맞춤이 진실된 대화일 수도 있겠다. 언어에 대해 생각한다. 단어의 대화는 위험요소가 많다. 소쉬르의 정의를 떠올리다 결국 돌아온다. 언어학에 대해 고민하기 전에 언어를 줄이는 연습을 해야만한다. 이 세상에는 핀들이 너무나도 많이 박혀 있으니까. 길을 잃는 것이 정상이겠지. 원하..
변명24 사이에 놓인 그 푸른빛에 대해서 잠깐씩 물드는 소리에 대한 생각. 생각 사이마다 스쳐지나가는 호흡과 함께 정지. 내가 읽어온 글과 나의 공통점에 대해서. 근본에 대해 파고들며 그 끝엔 결국 이기심과 욕망만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 어쩌면, 모든 것이 당신들을 무너뜨리기위한 행동일 수도 있겠다. 나는 적어도, 어느정도 넘길 수 있는 책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하나씩 고르라는 말에 어떤 아이는 인형의 집을. 또 다른 아이는 블록세트를 골라왔다면 나는 작은 10피스짜리 퍼즐을 들고간다. 눈 앞에 높인 100피스에 대해 고민하던 그 어린시절의 나는 지금의 나와 퍽 닮아 있다. 남들보다 작은 것을 제시하며 불쌍히 여겨달라 애원하고, 결국은 얻어내고자하는 그 영악함을. 다시금 꺼내려는 지금의 모습이 말이다..
변명23 사랑에 대해서 단지 사랑받고 싶었을 뿐입니다. 어둠 속에서 벽을 더듬으며 나아가는 이유를 야맹증의 탓으로 돌리는 그런 간지러움 말입니다. 나의 부족함의 이유를 충분히 채워주는 그런 사랑을 받고 싶었을 뿐입니다. 받음을 원하기 이전에 받고자하는 것을 나누어라. 그 말을 믿고 받고자 하는 사랑을 몸소 보여줬지요. 어떠한 상황에 도래했을 때, 내가 원하는 반응을 상대에게 내비쳤습니다. 단지 그뿐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죠. 응당 당연합니다. 제가 상대에게 주었던 건 사랑이 아니었으니까요. 받고자하는 것은 사랑이었는데 제가 전했던 것은 감정이 아니었기 때문이겠지요. 원인은 분명한데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사실은 불신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을 원하면서도 사랑을 불신하는 이런 모..
변명22 인정에 대해서 '인정하다'라는 말은 주로 타인을 향한다. 감히 '나'가 타인을 인정하다니. 우습지않은가. 무수히 존재하는 많은 '나'들은 '나'조차도 모르면서 타인을 인정하느냔 말이다. 그렇다.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들도 포함이다. '나'는 '나'를 인정해야한다. '나'가 '나'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꽤나 처절한 죄의식을 지녀야 할 터다. 당신은 이기적이고 욕망에 뒤틀려 있으며 이타적이고 계산적이면서 남을 동정하며 자존감을 높이는 그런 하등의 감성을 지니고 있을 테다. 인간은 애초에 자기안녕을 바라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것의 범위가 점차적으로 넓어질 뿐, 중심에는 그대 단 하나만 존재하고 있으리라. 첫 단계는 부정이다. 다음으로는 질타이고. 마지막은 결국 수긍일 터다. 욕심이 없는 인간이..
변명21 무력과 무기력에 대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음을 경계하라. 꾸준히 들어왔던 말이다. 언제나 시간의 틈들은 나를 갉아먹을 준비 태세가 완료된 상태였다. 허나, 틈을 받아들이니 더는 나를 갉아먹지 않았다. 받아들이는 것과 망각은 이토록 같은 범주의 개념이었나. 무력함 속에서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내던진 채 살아간다. 생각하지 않는 지식인은 그렇게 점차 견고해진다. 무력함은 귀가 얇은 것과 상관관계가 깊다. 무력하니 나를 잃고 나를 잃으니 기준이 사라진다. 기준이 사라지면 언제나 주변의 것들이 기준이된다. 그렇게 점차 유지할 힘을 잃는다. 그게 바로 무력함이더라. 무력함은 언제 나를 좀 먹었나. 사실 무력함은 틈을 경계 할 필요 없다. 무력함은 내장 깊은 곳에서부터 에너지를 발산 시켜야만 벗어날 수 있..
변명20 무던함에 대해서 어떠한 변명조차 하지 않는 거다. 주어진 상황에 대해 단 한 번의 흐름만으로 이익을 계산하는 거지. 오차범위는 생각보다 크지만 당시에는 신경쓰지않는다. 24살이라는 나이는 누군가에게는 젊고 누군가에게는 많은 것이겠으나,, 본인에게만큼은 '현저히' 젊은, 혹은 어린 나이니까.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되돌리기는 쉽다. 단 한 번의 생각. 그 생각에는 배려, 수지타산, 이익, 이타심, 순애보, 이기심, 나르시시즘이 한 데 어울려야만 한다. 이게 뭐가 어렵다고. '그렇구나'가 지배한다. 지배당한다는 표현은 옳지 못하다. 스스로 선택한 길임을 인지하고 있으니까. 하기 싫어서 고민하고, 인정하기 싫어서 부정하는 거다. 그게 눈에 보여서 인간이 우스운 거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나역시 인..
변명19 흐름에 대해서 흐름과 틈, 그리고 사이에 대한 생각은 언제나 고뇌로 끝난다. 이 단어들과 가장 연이 깊은 단어는 삭제 혹은 정체일 테다. 흐름은 정체되고 순간은 삭제되며, 호흡의 사이마다 '문득'하고 떠오르는 거지. 소설에서는 개연성이 중요하다만 현실에서는 결코 그렇지않다. 소설이 소설에 그칠 수 있는 이유는 철저히 계산 속에 쓰여진 글이기 때문일 테다. 우리는 남에게 나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개연성을 부여해야하기에. 그래서 나는 남을 이해시킬 수가 없다. 나는 그저, 흐름과 틈 그 사이에 끼어 있으니까. "틈사이" 라는 단어는 비문에 속한다. 틈이 곧 사이이고 사이가 곧 틈이니까. 틈으로, 사이로가 적당한 단어겠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틈사이로라는 단어가 더 많이 체택되어 사용되곤 한다.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