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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º*º 쓰다 º*º*º/˚토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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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3 나는 어디까지 무너져내릴까. 괜찮아졌다싶으면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시작이지. 41살부터 운이 핀다는 말은 100세시대에 좋은 말인걸까, 아니면 지금 당장에도 지친 나에겐 나쁜 말인걸가. 30년도에 결혼한다던데 연하래. 내 인생에 연하라니 궁금은 해져. 그러니까, 일단은 41살까지는 버텨볼까. 그런 헛된 희망에 기대어 이어나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까. 아, 이래서 다들 사이비에 빠지는구나. 의지할 곳이 필요해서. 나는 단단한 위로가 필요해. 단단한 위안. 단단한 평온. 이럴 때면 심장이 지르르르, 떨리는 느낌이야. 몸이 가라앉고 쉽게 눈을 감지 못하고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게돼. 그러다보면 참지 못하고 이렇게 글이나 토해내지. 나는 잘 가고 있는 걸까. 어디까지 가는 걸까. 내 인생에 이런 꼬리표가 달리리라..
2020.08.03/05/06/07/13/16 죽고싶다고 20번정도 읊조렸다. 이제는 죽을 용기따위도 없으면서. 멍하니 서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다가 울었다. 밥을 먹다가 머리카락에 국물이 묻어 울었다. 담배를 피디가 울었다. 무의식에 손목을 손톱으로 눌러대다가 멍이 생겨 울었다. 슬픔도, 분노도, 감동도 없는 눈물이다. 살아있음을 인지하는 순간 눈물이 터져나오는 거지. 비탄스럽고, 버거울 따름이다. 살아 있다는 사실이 이토록 어이없을 수가 있나. 나에 대해 아는 사람이 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번호를 바꾸고, 이름을 바꾸고, 집을 옮기고, 얼굴을 바꾸고, 주민번호를 바꾸고, 국적을 바꾸고,,,그리고 마지막에는 생존여부가 바뀌는 건가. 그러니까, 내가 사망처리되는 거지. 하지만 존재만은 ..
2020.07.25/26 갑작스런 불안감이 밀려온다.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이 나를 애워싼 느낌. 하지만 그것들의 시발점은 나다. 모조리 나의 선택이었고, 결정이었다. 매순간 깊은 고민없이 선택해왔던 것들이 되돌아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곧 어떠한 상황이 들이닥칠 것이라는 불안감. 나는 항상 선택의 시작은 현명하지만 결과 직전의 선택은 참으로 멍청하다. 어딘가 망가졌고, 녹슬어가고 있다. 어디선가 오래된 나사의 괴성이 들리는 것 같다. 계속 소리친다. 나, 곧 여기서 빠질 것 같아. 차라리 나를 뽑아서 버려줘.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게 해줘. 머리로는 알지만 행해지지 않는다. 붙잡아 줄 누군가는 없으며, 기댈만한 곳은 없다. 다들 자기들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만하며 다가온다만, 내 눈에는 ..
2020.07.12 요즘의 나는 부유하고 있다. 시간을 떠다니며 나이를 먹어가는 나태한 인간. 그게 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틈이 생기니 계속 움직인다. 일을 하고, 일을 하지 않는 날에는 사람을 만난다. 꾸미고, 사진을 찍고, sns업로드를 한다. 무슨 생각으로 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어 , 열심히 사는구나. 라는 말을 듣곤 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무식하게 사는구나. 말을 들으면 좀 찔릴 수도 있겠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으니 점차 생각이 둔해진다. 나는 계속 생각하고, 계산해야 회전이 빠른데.. 계속해서 사람을 만나지만 점점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엊그제는 3년만에 만났고, 그제는 4년만에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은 대하기 쉽다. 뭘 해도 그들의 눈에는 외관만 보이..
2020.06.12/23 무신론자는 오늘도 8시간 째, 사라지기를 기도하고 있다. 그냥. 그냥. 사라져버렸으면. 사실은 항상 남들에게서도 아무 흔적없이 사라졌음 좋겠다고 말해왔지만, 사실은 아니. 뼈저리게 내 존재를 후회했으면 좋겠다. 사실은 꽤나 통쾌할 것 같거든. 기대받는 것은 참으로 부담스럽다. 사실 나는 인간적이지 않은 인간인데. 상대의 고민을 들으면서도 그 날의 저녁거리를 고민하는 인간이 나다. 나는 정말 사람인으로서의 인간이다. 어질인따위 존재하지 않는 그런 인간. 사람과 인간의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 상대의 힘듦이 짐이되는 것은 누구나 그렇다던데, 상대의 힘듦이 전혀 와닿지 않은 것도 누구나 그런걸까. 내가 너보다 힘들어, 라는 말 보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따위가 먼저 튀어나온다. 내가 어떻게 해주길 원하는 걸..
2020.05.30/06.05 나는 이제 우울함과 재즈를 동일선상으로 둬야함을 안다. 나에게 있어 우울은 재즈고, 푸른색이다. 끊임없이 긍정성을 부여해야지만, 이 떨쳐지지 않는 끈질긴 우울감을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나처럼 무던하길 바란다. 때때로 버텨내지 못해 칼을 쥐고 손목에 가져다 대지만, 더는 긋지 않는 그런 무던함. 칼날에 짓이겨져 약간의 흉은 지지만 살을 파헤치지는 않는 그런 무던함 말이다. 그렇다면 더는 손목에 맞지도 않는 손목보호대를 차고 다닐 일도 없겠지. 헐렁한 손목 보호대를 차며 "나처럼 손목이 자주 아픈 사람은 안 아파도 평소에 하고 있는게 좋대."라는 변명따위 입에 붙이지 않아도 되겠지. 흉터가 없어도 옷소매로 가리게되는 내 부끄러움이, 사실은 그대들로 인한 것임을 알까. 그냥 무던히, 너는 ..
2020.03.10 드디어 2019년이 끝났다. (그러니까, 통상적인 의미가 아니라 나만의 시간으로 말이다.) 많은 것을 떠나보내고, 마주했던 한 해다. 토익을 준비하며 내 머리의 한계에 부딪히며 쓰라리기도 했고, 오랜만에 글과 마주하며 나의 추함을 곱씹기도 했으며, 그런 추함과 악함으로 편입 성공이라는 결과를 마주하기도 했다. 이겨내느라 아둥바둥. 혼자서 골골 앓고. 그러다가 터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나의 민낯과 마주했을 때 기뻤다. 지금껏 "나는 왜 이 모양인가?" 라는 질문에 마주했을 때 이렇다 할 답을 내리지 못했으나 이제는 어느정도 답을 내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리라. 통상, 삶은 나를 알아감과 동일 선상이라던가. 그렇다면 나는 이제 갓 사춘기를 겪은 어린 아이일테다. 아직은 한없이 어리고 여려 이리..
2019.11.11/16 /12.03 위섹척을 세번했다. 모두 꿈이었다. 우울하다.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않는다. 내가 사라져도 아무도 나를 찾지 않겠지. 막연한 확신들이 나를 휘감는다. 나는 혼자다. 혼자였고, 혼자일거다. 나는 살고싶은데. 다들 나보고 살 필요 없다고 소리치는 기분. 아무도 나의 기분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나의 하루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나는 이곳에 철저하게 버려졌다. 괜찮아 혜지야. 하고 세 번 읊조렸다. 코 앞으로 다가온 도전. 너무 급해서 숨이 찬다. -------------------- 편입축하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