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º*º*º 쓰다 º*º*º/˚토해내다

(45)
2018.09.11 나에게 불면이란 무슨 의미일까, 잠시 고민했던 하루.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질병' 중 하나이니, 어느 누구에게 토로할 수 없는 거다. •어렵게 고쳐 나왔지만, 다시 불면에 대해 인식하게 되면 깊은 우울에 빠지고 마는 거다. •그러다 우울에서 빠져나오면 "오늘도" 구나 하고 넘어가는 거다. •새벽 세시 삼십분 동일하게 들려오던 대문 소리가 더는 들려오지 않을 거라는 것을 상기시키는 거다. •버텨내야만 하는 시간이 더욱 길어지는 거다. •후회하기 싫어 발버둥치는 시간이 길어져, 기력이 점차 빠져나가는 거다. •몸은 잠들고 정신은 깨어 있어, 손톱을 물어뜯는 행위를 멈출 수 없는 거다. •모래를 삼키는 코끼리 •메달려 올라가는 한 방울의 이슬 •하늘을 나는 거미와 그 주변에 떨어진 거미줄들 •펠리..
2018.09.09 도피와 안식의 그 한끗에 대해, 장장 두 시간을 토론했다.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와 같이 도피를 했기에 안식이 찾아온 것인지, 안식하기 위해 도피를 시도해야하는 것인지. 글을 찾는 너와 나의 차이에 대해 장장 두 시간을 논했다. 무너진 손톱과 후회들에 대해 대신 울어주던 유일한 사람. 후회했기에 후회하지 않으려, 발버둥 치고 있음을 아는 그 사람이 어제 네 번 울었다. 나는 웃었고 울지마라 그를 위로했다. 그 뒤로 그는 몇 번 더 울었다. 더는 세지 않았다. 화를 내는 법을 배워가는 요즘, 아직 '운다' 에 대해 미숙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나의 말에 그는 웃으며, 화가 많아지면 눈물도 많아져. 라고 간단히 대답했다. - 이제 글에 글을 싣는 것이 어렵다 느낀다. 글에 감정만 적고, 상황을 읊어만..
2018.09.07 문득 불행의 입장이 되어본다. 불행과 행복의 횟수를 세어보자, 아 그래 나는 그럴만 했구나. 가끔은 세속적인 쾌락에 빠지고만 싶구나 싶었다. 그저 온기를 느끼는 것 그거 하나로도 사랑에 빠져버리는 지극히도 단순한 불행의 입장. 불행은 생각보다 약한 것이어서 순간 하나로도 사라져버리곤 한다. 약한 것이어서 순식간에 비집고 들어온다. 불행이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굉장히 얇고, 작은 것이었으리라. 아주 작은 틈도 놓치지 않고 비집고 들어오니까. 들어 올려지고 내려지는,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어떻게든 나를 흘러보냈다. 우울의 간격이 너무 좁아 나는 자꾸만 넘어지곤 한다. 아무도 다독여주지 않는, 절대 '우선'이 될 수 없는. 그 시간 속에서 나는 그냥 웃을 뿐이다. 춤을 추고 몸을 흔들고 빠져나가는 머리카락을 보..
2018.09.03 잠깐 시간이 지나면 시작되는 기침. 잠깐의 시간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듯 무서운 기세로 뚫고 올라온다. 콜록, 한 번에 수십 개의 시선. 안 옮아요. 감기 아니에요. 폐가 찢어지는 건 나지 당신들이 아니잖아요. 알람의 개수가 다시 늘어나고, '약' 한 글자로도 무슨 약을 지칭하는 지 이미 다 알고 있는. 그런 삶이 다시 시작 되는. 요즘들어 '다시'와 '요즘' 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게된다. 대부분은 변명할 때 많이 쓰는 단어였던 걸로 기억되는데. 나는 어떤 부분을 변명코자 하는 걸까.
2018.08.24 당분간 말을 잊고 지내고싶다. 그간의 모습을 비춰보며, 아 나는 그랬구나. 비탄하고 후회하고 우울을 곱씹고 무언가를 탄회하고만싶다.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쳐 왔더라면, 이제는 다시 빠져들고만 싶다. 흙 속에서 눈알만 꺼내놓고 입을 뻐끔거리는 물고기들을 만날 때까지. 하염없이. 내 상황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기. 상담 마지막 날, 상담 선생님과 손가락을 걸며 했던 말이 떠오른 날이다. 상담의 시작은, 과장과 편집 그리고 망상이 뒤섞인 어린 아이의 말이었지만 중간에는 선생님의 눈물로 끝에는 결국 달라진 것 없이 맺어졌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두렵다. 어렵고, 벅차며 감당할 수 없어 피하고만 싶다. 9년 전 했던 그 말을 나는 지켜 왔을까. 중간마다 많이 발전했다, 느꼈지만 '편' 의 부재를 느낄..
2018.08.21 하기싫은 것은 아닌데 막상 닥치면 입을 앙 다물게되는 그런 것이다. 남에게는 번지르한데 막상 그 앞에 서면 한 없이 붉은 핏덩이로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원래 그렇다. 스스로 제 빛을 내지 못하는 것처럼 충분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본디 '~것이다'에는 다양한 변명들이 숨어 있다. 확실하진 않지만 그랬을 거야,그렇다 했어, 그렇게 생각해도 말이되지 않을까? 따위의 나약한 단어. 그래서인지 글 수업을 들을 때면 '~것이다' 문장을 최소화하는 훈련을 먼저 시킨다. 워낙 힘든 작업이라 아무도 뭐라하지는 않았지만 유독 힘들어 해 아이들과, 선생님이 갸웃거렸다. 갸웃거림을 두 눈에 담은 이후로 '것이다'와 어느정도 이별을 하긴 했지만. 모든 문장과 구성에 의미를 담는 것이 문제라 했다. 따라서 행동에도 모든 것을..
2018.08.18 대놓고 한 번은 물어보거나, 거리를 두거나. 나는 아직 잔 정에 휘둘리는 사람이어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확실한 선을 좋아하고 구분지음을 좋아한다. 그에 따른 감정은 나의 책임이니 탓하지는 않겠다. 멍청한 사람이어서 약간의 호의만으로도 모든 것을 줘 버리고, 감정이 커질 수록 스스로 문을 닫는다. 그게 나다. 감정을 제어할 수 없어 항상 혼자 애먹고 생각하고 단정짓고 끝맺는다. 끝맺음에는 항상 혼자 슬퍼했다. 아무도 내 끝을 몰랐고, 알고싶어하지 않았다. 매달리는 것이 아닌 매달리고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으나 그 또한 쉽지만은 않다. 매달리지않으면 도저히 관계를 이어갈 수가 없었다. 서로 불편해지는 관계만 될 테니 오래 유지될 리가. 너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어느 정도만 공유해야겠다 다짐했다. 사실..
2018.08.13 남들은 웃던 장면에서 눈물 짓던 것이 나다. 남들은 감동을, 나는 부러움을 느꼈던. 어제도 나는 예술 속 인간에게 부러움을 느꼈다. 대체로 창작물 속 사람들은 불행하더라. 지만, 결말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안다. 한 번 더, 스스로에게 일침을 날렸어도 끊을 수 없는 행동에 대해 언제 한 번 논해보고 싶은 날. 가득찬 지하철을 타고 기어가며 아 오늘도 나는 쓰레기와도 같았구나. 반성한다. 반성에서 발전하지 않아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나름의 합리화를 위해 반복되는 반성들. 부질없는 반성의 성을 위해 한 잔씩 기울이는 잔들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손가락을 한 바퀴 반대로 한 바퀴 돌리고 이마와의 키스. 나의 위법적인 행위와도 같은 그것을 합법적으로 합리화하기위한 행동들. 부질없지만은 계속해서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