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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º*º 쓰다 º*º*º/˚나의변명

 
변명13
 
함께함에 대해
 
달의 걸음조차 빠른 날, 중력의 힘이 약해졌다. 땅과 멀어지는 발 끝을 붙잡기 위해 위 속으로 음식을 우겨 넣었다. 게걸스럽다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의 발은 중력보다 쎄다. 땅에 발을 내딛을 때면, 몸이 자꾸만 뜬다. 중력이 약해져서인지, 사람들의 발이 무거워서인지 알 수 없다. 2.43도, 틀어질 때마다 위치를 바꾸는 달을 따라 뛴다. 뛰다가 난다. 날다가 걷는다. 두 손을 모아 빈다. 조금만 힘을 내 줘. 발이 더는 뜨지 않게.
 
달 하단부에서 조금씩 차올라 반달이 된 날, 달은 자기 머리를 반 쪽 떼어 줬다. 자꾸만 떠오르는 몸을 누르며 억지로 땅에 발을 붙였다. 아무 곳도 보지마. 그는 그럴 때면 속삭이는 듯 하다. 가만히 눈을 감고 눈 앞에 있었던 형체를 떠올린다. 떠오르던 몸이 점차 가라앉는다. 땅에 발이 붙는다.
 
반 달이 지고, 다시금 어둠이 찾아오면 다시금 발을 구르는 사람들. 몸이 자꾸만 떠오르고, 차오르는 달을 보며 비탄함을 쏟는다. 흐릿해지는 그의 목소리에는 벅참이 담겨 있더라. 숨이 벅차다. 감동에 벅차오르고만 싶다. 문득 그랬던 적이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더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하루 새 커져버린 달을 본다. 사람들이 말을 잊게 해주세요. 두 귀를 잃게 해주세요. 왼쪽의 무서움을 알게 해주세요.
 
간헐적으로 뛰는 심장은 기관지의 수분을 앗아간다. 얕고 빠르게 뛰며 휴식을 앗아간다. 웅성거림에 귀기울이고 작은 소리에 흠칫한다. 어디서든 들려올거야. 얕고 빠르게 뛰는 심장은 모스부호를 보낸다. 어디서든 들려올거야. 지금도 그들은 말을 하고 있어. 그들의 귀는 임금님이야. 밝은 하늘에 뜬 달에게 말한다. 왼쪽의 무서움을 알게 해주세요. 휴식을 멈추고 잊어라. 생각을 멈추고 잃어라. 네가 잊고 잃어라. 또 다시 나는 나를 잊어야 했다. 이는 허리의 고통을 야기하고 중심의 흔들림을 예견한다. 중력이 약해지면서 자꾸만 몸이 떠오르고 나뭇잎과 눈맞춤이 수월해진다. 내가 원했던 자유가 이런것이었을까.
 
이 곳에는 상하관계는 없음을 확신해가는 요즘 달이 점차 차오르고 있다. 더는 하늘을 올려다보지않고, 존재함을 알려주던 오리온자릴 찾지 않는다. 아무곳도 보지마. 없던 피해를 만들어내는 나의 작은 숨을 틀어막고 좁은 0.5평 안에 몸을 말아 넣는다. 허리가 아파오고, 목이 말라온다. 물을 먹는다. 달이 찬다. 2.43도, 몸이 기운다. 나를 잊는다. 모두가 떠난다. 발구름이 멈추고, 한 순간에 땅으로 꺼질 때 머리부터 떨어져 허리가 접히기를 소망한다. 받아줄 누군가를 떠올린다. 가만히 떠오름에 집중한다. 누군가는 지금도,
 
두 손을 모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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