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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º*º 적다 º*º*º/˚짧은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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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는 신을 믿기로 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던 글의 결말은, 토익문제집을 사고, 소설책 두 권을 샀다. 지금 나는 이 경계에있다. 나의 트라우마에대해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다. 결론을 얻었으나 아직은 나아갈 자신이 없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에 힘을 쏟을 예정. 엄마가 그랬다. 발길질이 억세서 남자아인 줄 알았다. 그러자 아빠는, 그래서 네가 나왔을 땐 다들 아무 말도 못했어. 라며 웃었다. 오히려 나는 태아였을 적 강했던 퇴보하는 인간. 그래도 강했던 적은 있으니까.. 요즘들어 또다시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말이 붙었다. 이번에는 입이 아닌, 속에서. 또다시 피하고싶은 작은 상황이 나를 둘러싸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회피한다. J는 신을 믿기로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던 글은 결국 헛소리로 마무리되었다. 20문장씩 이루어진 총 5문단 사이에는 유기성이 없었..
불안감에 허덕이는 순간, 나는 신 씨를 떠올리고는 한다. 오랜만에 블로그를 들어왔다. 그 사이 많은 일들과, 여전히 알지못할 수많은 감정들을 느꼈다. 살면서 나는 나의 얼만큼을 알아낼 수 있을까 라는 의문도 잠시, 자꾸만 흐릿해져가는 목표를 잡으려 애쓴다. 무식하게 공부한다해서 나는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는 조금 더 태초적인 고민. 나는 정말 원해서 하는 일일까. 자신이 있어 내뱉은 목표였을까 하는 끊임없는 의심. 그럴때면 죽을 사자의 의미를 포함한 사훈을 보며 쓰러졌던 신 씨를 떠올린다. 처음 칭찬 받았던 글도 아닌 나만의 느낌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던 그 글 속의 신 씨. 신 씨는 자신의 몸 어딘가를 자꾸만 긁는다. 불안해하다가, 파래지고 파래지다가 쓰러진다. 이리저리 흐트러진 비타민음료들만이 그의 피로를 대변한다. 갈색 공병만이 대변해..
구멍과 욕심의 차이는 한 끗 차이다. 실리콘으로 막은 큼직한 구멍 분명 나는 한시에 있었는데 누군가 나를 네시 쯤으로 옮겨놨다. ​오늘은 방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설치 기사님이 설치를 모두 마치고 집을 나서며 설치하기 정말 어려운 집이네요. 눈 알이 빠질 뻔 했어요. 라고 했다. 엄마는 웃으며 고생하셨어요. 하고는 돌아서며 대답하기 난감했네, 라고 중얼거렸다. 사람들은 종종 뭘 원하는 지 모를 말을 할 때가 있다. 나는 항상 그게 참 어렵다. ​창문 옆에 오백원 동전 10배는 족히 넘을 구멍이 뚫렸다. 여름을 시원하게 나려면 감수해야된단다. 굵은 관이 통과되고 있지만, 어딘가 휑하다. ​오백원보다도 큰 저 구멍이 나를 네시로 옮겨놓았나. 여름을 시원하게 나겠다는 욕심이 나를 옮겼나. 욕심이, 나를 옮겼나. 잠깐, 나는 욕심이 있었나?
고통의 시작 지점은 언제나 아리송하다. 잠이 들 때쯤 깬다. 왼 다리가 아프다. 발등부터 시작이었나. 꼬리뼈가 시작이었나. 위였나, 아래였나. 분명 나는 어딘가에 파스를 붙이고 싶다 생각했었다. 그러다 무슨 소용 있겠냐며 관뒀는데. 그 때 어디라도 파스를 붙였더라면 하루가 조금이라도 짧을 수 있었을까. 그때도 왼 다리가 아파 절었다. 하교하는 길은 행복해야하는 데,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그 길이 어찌나 길던지. 그 날의 해는 모든 것을 태우다 못해 내 연골을 태워먹었나. 신도 실수를 한다던데, 그 날의 실수는 각도를 잘못 맞춘거였나보다. 내 다리는 돋보기를 피하는 개미 다리일 뿐인가보다. 오늘은 바이킹을 탔다. 옛날에는 높이 올라가고, 빠른 것들도 잘만 탔던 것 같은데. 조금이라도, 짧을 수 있었을까. 자자. 잠을 자자. 자자 라는 단어를..
언제나 움직이지 않는 건 인간이었다. 달은 더 이상 사람을 좇지 않는다. 달이 좇는 건, 떠나가는 중력일 뿐. 달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못난이 인형은 자꾸만 사랑 받는다던데, 못난이 인형은 자꾸만 사랑 받는다던데, 못남과 미움은 상극이었나보다. 못나지 않아 미움받나, 그저 바라보는 시간에 머물고싶다. 귀가 멀었음한다.
가족은, 가족은 종교. 보호막. 가림막. 장막.